안녕하세요. 강남언니 Product Designer Ally입니다.

강남언니가 한국을 넘어, 일본으로 강남언니 서비스를 확장한지 4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일본 시술 시장에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 나간 결과 누적 70만의 일본 고객이 사용한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글로벌 강남언니로 성장해 가면서 제품팀은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더 자세히 알고 그에 맞는 문제 해결을 해야한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강남언니에 새로 합류한 동료가 제게 ‘일본 수술 고객은 어떤 고객 여정을 가지고 있나요?’라고 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한국 고객에 대해서 말하는 것만큼 명확하게 대답할 수 없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사용성 테스트(UT)를 수없이 진행해왔기에 축적해온 정보가 있었지만 일본 고객을 대상으로는 정기적으로 혹은 쉽게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해 충분한 정보가 없었습니다. 항상 고객 중심으로 사고한다고 생각하며 제품을 만들었지만 70만 고객의 일본 고객에 대해서 이해도가 없다는 사실이 조금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왜 글로벌 고객 사용성 테스트를 꾸준히 하지 못했나요?

기존에도 고객을 알아가려는 노력을 하고자, 일본 지사에 부탁해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멀리 떨어져 있고 언어가 달랐기에 화면을 송출하는 거치대와 마이크를 사용하고 Zoom을 이용해서 동시 통역을 진행하는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이 방법으로 온라인으로 한국에서 10명 정도의 일본 고객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전혀 일본 고객을 만나지 못했던 상황이었기에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지만, 몇 가지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1. 각 스쿼드의 PO와 디자이너는 회의 중간마다 접속하여 화면을 지켜보고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온전히 모든 사용성 테스트에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2. 제품팀이 직접 고객을 모객하고 스크립트를 작성한 것이 아니었고, 도쿄 지사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각 제품팀의 질문이나 궁금증에 대해서는 깊게 파고들어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3. Zoom으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송출하는 카메라의 초점이 나가거나 손으로 화면을 가리는 등 화면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더욱이 일본 고객이 사용하는 화면은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이뤄져 있었기 때문에 화면이 더 보이지 않는다는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한국, 일본 고객의 행동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제품팀이 도쿄에 가기 전 일본 고객에 대해서 가지고 있었던 가설입니다. 지금까지 A/B 테스트 결과, VOC를 국적별로 나눠보면 극명하게 달랐던 부분은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쿄 지사의 멤버들이 한국 제품팀에게 주시는 인사이트들을 살펴보았을때, 일본 국적의 고객은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것 보다 더 친절하고 세심한 UI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들을 자주 말씀해 주시곤 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고객과 인터뷰하고 고객의 행동을 지켜보는 것 만큼 가장 확실한 방법이 없기에 그 가설이 틀렸는지 맞았는지 경험해 보기 위해 일본으로 출장을 떠났습니다.

강남언니를 이용하는 일본 고객은 일본에서 한국 병원을 방문하는 크로스보더 고객, 일본 국내 병원을 방문하는 내수고객으로 나뉩니다. 두 고객군을 모두 이해하기 위해서 한국에 방문한 5분의 고객, 도쿄에 거주하는 10분의 고객으로 나누어 UT를 진행하였습니다. 지난번 온라인 사용성 테스트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LookBack이라는 툴로 화면 송출의 문제점을 보완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본 고객과 직접 대화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기를 통한 위스퍼링 통역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

  1. 읽을 수 없는 화면

해외 국적의 고객을 직접 사용성 테스트하는 것은 제품팀 모두가 처음이었습니다. 고객이 앱을 사용하는 화면이 송출되는 Lookback 화면을 보면서 고객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질문을 던지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진행자가 일본어가 능통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화면만 보았을때 고객이 어떤 검색어를 입력하고 있는지, 어떤 시술명을 누르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객 행동에 대한 질문을 던질때 정확한 검색어 명이나, 버튼 명을 알지 못해서 소통이 어려웠습니다. 진땀 빼는 1시간의 UT를 진행하고나서 통역사분께 어떤 검색어를 입력하는지 채팅으로 바로 알려달라고 말씀드리고 방식을 보완해나갔습니다. 바로 잘 적용해주셨고, 매회 사용성 테스트 후 스몰 피드백을하면서 더 나아지는 진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1. 구체적이지 않은 응답

한국 고객을 인터뷰할 때는 원하는 대답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 질문하면 좋을지 말에 대한 뉘앙스를 전달할 수 있었지만, 통역을 통해서 진행하는 인터뷰에서는 의도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같은 질문을 일본 고객과 한국 고객에게 질문했습니다.

어떤 계기로 강남언니에 가입하게 되셨나요?

한국 고객 : 예전에 시술에 대한 관심이 생겼을때쯤 지하철역에서 광고하는 것을 보고 다운로드했어요!
일본 고객 : 구글에 검색하다가 강남언니가 나와서 다운로드했어요!

일본 고객의 구체적인 대답을 듣기 위해서 어떤 검색어를 입력했었는지, 강남언니의 어떤 사이트가 노출되었는지 등 2번 3번정도의 질문을 덧붙여 질문하여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도쿄 출장에서 10번 정도의 UT를 함께 관찰하면서 질문하는 방식, 질문하는 타이밍이 맞아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마지막 UT를 진행할때에는 도쿄 지사의 맴버가 제가 질문하기도 전에 원했던 질문을 하는 것을 보고 이번 출장이 아주 의미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고객은 진짜 다르지 않았나요?

처음에 세웠던 가설이 맞기도, 틀리기도 했습니다. 강남언니를 이용하는 고객이 찾는 시술은 내 몸에 직접 받기 때문에 병원에 대한 후기를 신중히 찾아 보고 결정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습은 한/일 모두 공통된 행동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이벤트 만큼 강남언니에 후기 개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X(구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으로 이탈하며 충분한 후기를 탐색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할때 내 몸에 받는 시술을 찾는 어플인 만큼 후기에 대한 정보의 양과 개수등을 보완해야할 점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한국 고객과 일본 고객이 특별히 달랐던 부분

  1. 고민, 관심 있는 시술명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어느 부위가 고민인지 질문했을 때 ‘인중 길이 단축’이라는 대답은 단 한명도 나온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뷰했을 때 이번 기간동안에만 4명이 ‘인중 길이 단축’이라는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나에게 해당하는 고민이 고유할 것 같지만 국가별로 선호하는 얼굴형 등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글로벌로 앱을 만들때 이러한 국가별 선호 시술 혹은 고민들을 알아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1. 검색 쿼리

일본 고객들은 검색창에 주로 ‘지방분해주사 쳐진다’ ‘얼굴 빼다 싸다’ ‘작은 얼굴 보톡스’ 등 나의 고민과 시술명을 복합으로 검색하는 고객이 많았습니다. 강남언니의 검색 체계에서 시술명을 정확히 알고 있지 않으면 원하는 것을 찾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은 고유명사 형태로 검색어를 입력하는 경우가 많지만 글로벌 고객에 대응하여 검색 쿼리 해석 방법등을 다시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을했습니다.

  1. 끝까지 꼼꼼히

10명 중 9명의 고객이 이벤트 상세 페이지에 있는 텍스트와 이벤트 문구를 끝까지 다 읽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고객들은 빠르게 스크롤 하거나 3줄 요약 등으로 파악하는 문구들이었습니다. 일본 고객은 마지막에 추천되는 이벤트 모듈까지 모두 꼼꼼하게 읽고 나서 다음 액션을 취하는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이 신기하여 일본 문화에 대해서 알아보니 일본에는 츠메루 문화 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빈 공간에 무언가를 꽉 채워넣는 것을 의미하는 문화이고, 고객이 많은 정보들을 상세하게 제공받을때 신뢰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일본 고객에게 제공하는 컨텐츠를 만들때에는 정보를 최대한 상세하게 끝까지 읽을 것을 염두에 두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명 가까운 일본 고객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하면서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었습니다. 이제 동료가 ‘일본 고객의 대표적인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라고 다시 제게 물어본다면 지난 사용성 평가 자료를 훑어보며 대답해 줄 수 있게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출장을 통해서 도쿄 지사의 팀원들과 질문과 진행에 대한 싱크를 맞추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능개발로 일본과 한국이 크게 다른 양상이 나왔을때 그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성 평가 일정을 쉽게 잡고 진행을 적극적으로 부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고객을 직접 만나 가장 좋았던 것은 일본 고객에 대한 관심도가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고객이 어려워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을 때, 고객들이 강남언니를 더 쉽게 사용하기 위해서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를 바로 논의하였고 몇 가지 액션 아이템을 세워 다음 시즌의 목표로 삼게 되었습니다.

짧은 출장이었지만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제 글이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Ally
Product Designer
강남언니 글로벌 사업 담당 프로덕트 디자이너입니다. 새로운 시장에서의 니즈를 찾아 제품에 반영합니다. 또 제품을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