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남언니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Summer입니다.
강남언니에서는 고객이 주는 피드백을 통해 고객을 이해하고 있어요. 주로 고객이 강남언니에 남긴 흔적 분석, 사용자 인터뷰, 설문조사 등의 여러 방법으로 고객의 반응을 관찰합니다. 이런 방법을 통해 고객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지표에서는 사용자의 구체적인 행동과 그 행동에 대한 이유를 깊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 마주할 때, 사용성 테스트를 활용하면 고객을 더 깊이 관찰할 수 있습니다.
제품을 개선할 목표를 가지고,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을 사용성 테스트(Usability Test, UT)라고 합니다.
사용성 테스트는 사용자 인터뷰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사용자 인터뷰는 진행자와 사용자가 만나서 사용자의 의견을 물어본다면, 사용성 테스트는 사용자에게 할 일(Task)을 주고 사용자의 모습을 관찰한 뒤 질문을 던져서 사용자의 행동 이유를 파악합니다.
사용성 테스트를 하면 뭐가 좋은가요?
우선,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발견한 여러 근거들을 통해 '이렇지 않을까?' 와 같은 가설을 세우게 되는데요. 사용성 테스트를 하면 사용자가 어디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파악하고, 문제점 개선에 대한 사용자의 의견을 들으며 고객이 겪는 문제를 더욱 복합적인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제품을 만드는 모두가 고객에 대해 같은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제품 관계자들은 고객이 겪는 문제 해결을 위해 고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눕니다.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같은 고객에 대해 말하더라도 팀에 따라, 혹은 역할에 따라 서로가 그리는 고객이 다른 것을 느끼게 돼요. 이럴 때, 사용성 테스트를 하면 테스트 과정을 모든 관계자들이 지켜보며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고객에 대해 같은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더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보는 고객 반응은 데이터로 보는 고객 반응보다 훨씬 즉각적이고 공감각적이기 때문에 더욱 고객의 입장에 이입해서, 고객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토론하다 보면 시간이 낭비되고 팀 에너지는 소모된다. 사용성 평가를 하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영역에서 진행되던 토론이 어떤 것이 효과가 있고 없는지의 영역으로 옮겨진다.
—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 스티브 크룩
사용성 테스트를 하려면 뭘 준비해야 하나요?
사용성 테스트는 적은 사람과 작은 공간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람
- 참가자: 사용성 테스트의 대상자입니다. 준비된 Task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분을 모십니다.
- 진행자: 참가자를 만나서 사전에 준비된 Task를 참가자에게 제시하고, Task 과정을 지켜보며 질문합니다.
- 관찰자: 사용성 테스트 과정을 보면서 참가자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우리의 제품이 참가자에게 어떻게 이해되는지 확인합니다.
공간
- 테스트 공간: 참가자와 진행자가 함께 테스트를 진행할 공간입니다.
- 관찰 공간: 관찰자들이 테스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는 공간입니다.
사용성 테스트는 언제, 어떻게 진행되나요?
사용성 테스트는 언제든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개선된 부분을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하는지 확인하고 싶을 때에도 사용성 테스트를 활용할 수 있고, 개선하기 전 사용자가 어떤 점을 불편하게 생각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도 사용성 테스트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강남언니 팀은 제품의 개선 전과 개선 후에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사용자를 관찰하고 있어요. 강남언니는 주기적으로 개선되고, 개선이 끝나면 우리가 한 일이 고객에게 가치로써 잘 전해지는지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합니다.
강남언니에서는 최근에 '시술 평가'에 대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했어요. 이번에 진행했던 사용성 테스트를 예로 들어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을 알려드릴게요.
1. 테스트를 통해 확인하고 싶은 것 정하기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발견해야 할 문제를 정하고, 사용성 테스트에서 관찰해 볼 것들을 정합니다.
💭 강남언니의 평가 과정은 채팅 상담 평가, 내원 상담 평가, 시술 후 평가의 세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시술을 받는 경우 내원하는 당일 시술을 받기 때문에 평가 단계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닐까?
💭 지금 강남언니에서 시술을 받은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를 작성하고 있을까?
2. 테스터가 할 일 정하기
참가자가 사용성 테스트에서 해야 할 일을 미리 정합니다. 할 일을 정할 때에는 참가자가 테스트 시간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양으로 정하는 것이 좋고, 참가자가 상황에 이입해서 Task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상황이 제시된 시나리오 형태로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강남언니에서는 테스트 참가자의 더 리얼한 상황 이입을 위해 테스트 전에 최근에 받은 시술을 여쭈어 보고, 시나리오에 적용시키기도 해요.
✍️ 강남언니를 통해 입술필러 상담을 신청한 사용자. 시술을 받은 후 강남언니 앱 내에서 평가를 남기려고 한다. 사용자가 홈 화면에서 어떻게 평가에 접근하는지 지켜본다.
각 시나리오마다 알고 싶은 점을 함께 정리하면 테스트 진행에 도움이 됩니다. 참가자의 시나리오 수행을 지켜보아도 알고 싶은 내용이 보이지 않을 때, 참가자에게 추가적으로 질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사용자가 홈 화면에서 평가를 작성하는 화면까지 잘 찾아갈 수 있을까?
- 사용자가 평가 단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료할 수 있을까?
- 사용자가 평가를 작성할 때 주춤거리거나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일까?
- 불편해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3. 테스터 정하기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확인하고 싶은 것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참가 대상을 정합니다. 참가 대상을 정한 후에는 서비스 내부나 외부 구인 플랫폼 등을 통해 구인합니다. 정해진 참가 대상에 따라 참가자를 구인하는 곳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이 시나리오들을 잘 수행하는지 가장 효과적으로 보려면 강남언니를 통해 시술을 받아 본 경험이 있는 분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해야겠다.
💭 강남언니를 통해 시술을 받아 본 경험이 있는 분은 강남언니 내부 커뮤니티에 제일 많이 계시지 않을까?
4. 테스트 환경 구성하기
사용성 테스트에 필요한 환경을 구성합니다. 테스트 환경을 구성할 때에는 아래의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면서 구성하면 좋습니다.
□ 테스트 공간과 관찰 공간이 마련되어 있나요?
□ 테스트 공간에서 참가자가 조작하는 모습과 참가자-진행자의 대화가 관찰 공간에 중계되고 있나요?
□ 테스트 시 사용되는 테스트 기기가 카메라를 통해 정상적으로 녹화되고 있나요?
□ 오디오 음질이 대화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한가요?
테스트 환경을 구성한 후에는 테스트할 내용이 테스트 기기에 모두 구현되어 있는지 확인해 주세요. 사용성 테스트는 보통 1시간 이내로 진행되는데, 테스트 당일에 테스트 내용이 제대로 구현되어 있지 않다면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한 채로 진행자와 참가자가 서로 머쓱해지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
특히 정식으로 배포되지 않은 기능을 테스트할 경우 테스트 기기에 해당 기능이 구현되어 있는지, 준비한 시나리오를 구현할 때 치명적인 버그 등의 예외 사항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확인해 주세요!
5. 테스트하고 지켜보기
진행자는 사전에 참가자와 일정 조율을 한 후, 참가자를 테스트 공간에 초대해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저는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할 때 테스트 공간으로 이 회의실을 미리 예약해 두려고 해요. 고객을 향한 집착.......
진행자는 이전 단계에서 미리 적어 둔 시나리오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는데요. 참가자에게 시나리오를 하나씩 제시하고, 참가자가 시나리오를 어떻게 수행하는지 지켜봅니다.
"강남언니를 통해 찾아간 병원에서 입술필러를 받고 온 상태예요. 시술을 받은 후 강남언니에서 평가를 남기려고 하는데, 강남언니 홈 화면에서 어떻게 평가를 남기시는지 보여주시겠어요?"
시나리오를 통해 알고 싶은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면 참가자에게 추가적으로 질문할 수 있습니다. 질문할 때에는 참가자가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도록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질문해야 하며, 진행자의 선호도가 질문에 드러나지 않도록 유의합니다. 진행자의 의도가 참가자에게 느껴지면 참가자가 이후 시나리오를 수행할 때 진행자의 의도를 반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버튼을 누르면 무엇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O)
"이전에 누른 버튼보다 방금 사용하신 이 버튼이 더 사용하기 편한 것 같지 않으세요?" (X)
특정한 사용성을 보기 위해, 시나리오를 전달할 때 제약사항을 함께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시술을 받을 병원을 찾고자 하는데, 다른 어플을 쓰지 않고 강남언니 안에서만 찾아 주시겠어요?"
"이 기능을 쓰지 않고 시나리오를 수행해 주시겠어요?"
테스트가 진행되면, 관찰자들은 관찰 공간에서 테스트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봅니다. 관찰자들은 테스트 모습을 지켜보면서 각자 발견한 문제점을 메모합니다.
6. 공유하고 개선하기
하나의 테스트가 끝나면 관찰자들은 각자 발견한 문제점을 서로 공유합니다. 공유한 내용은 다음 제품 개선의 액션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후, 서로 이야기 나눈 문제점을 참고하여 제품을 개선합니다.
강남언니 팀은 고객이 의사를 통해 시술을 받은 후 강남언니에서 평가를 더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개선했어요. 이 과정에서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사용자가 불편해하던 지점을 빠르게 발견하고, 제품 개선 전에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개선의 목표는 '기존 평가 작성을 끝낸 비율에서 50% 높이기'였는데, 개선 후에는 대부분 이 목표를 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요.
이처럼 사용성 테스트는 지표 상승에 방해가 될 수 있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해야 할 것이 있을까요?
1. 많은 홍보를 하세요
사용성 테스트의 진행만큼이나 사용성 테스트에 대한 많은 관심이 중요합니다. 사용성 테스트는 해당 프로젝트에 관련된 사람이 아니더라도, 서비스를 만드는 누구나 참여해서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더 많이 홍보해서 많은 사람들이 깊은 인사이트를 얻는 자리를 만들어 주세요.
가열차게(?) 홍보하는 모습
2. 참가자의 시나리오 수행과 참가자가 주는 의견을 구분하세요
진행자 입장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참가자가 주는 피드백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참가자의 의견을 듣다 보면, 참가자가 시나리오를 잘 수행하는지보다 사용자가 이런 점을 불편해한다는 생각에 휩싸여 테스트에서 발견하고자 하는 것들을 발견하기 어려워지게 됩니다.
사용자가 사용성 테스트 중 진행자에게 말하는 불편함과, 실제 사용자가 과업을 잘 수행하는지 구분해서 생각하세요. 사용성 테스트에서는 사용자가 주는 피드백보다 사용자가 실제로 불편해하는 지점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3. 일단 시작해 보세요
길게 적었지만, 사실 사용성 테스트의 목적은 간단합니다. '가장 시급한 문제를 고치는 것'이에요.
그래서 준비가 완벽하지 않아도 테스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제든 시작할 수 있어요. 사용성 테스트는 적은 비용과 적은 인원으로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주기적으로 얻으며 고객이 느끼는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해 보니, 제가 고객에 대해 생각했던 범주와 실제 고객이 행동하는 범주는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많은 근거들을 통해 고객의 시각에서 생각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모든 고객을 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디자인을 하게 되면 가설에 매몰되거나, 제 개인의 생각을 고객 다수의 경향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지더라고요.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고객은 이럴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가설에서 벗어나,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며 디자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품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지 헤메고 있다면, 주기적인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궁금증을 빠르게 해결해 보세요. 사용성 테스트가 더 임팩트 있는 고객 가치 전달을 도와줄 거예요.
참고
스티브 크룩의 책인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와 <사용성 평가, 이렇게 하라>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