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남언니 포틀랜드 스쿼드의 프로덕트 오너, Joanne입니다.

제 소개를 보고 단번에 이해하셨나요? '강남언니 팀에는 미국 포틀랜드 도시에서 일하는 제품 기획자가 있는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강남언니 팀에서 일하는 것만 사실이고요. 나머지는 전혀 다르답니다! 일단 강남언니의 스쿼드와 프로덕트 오너가 어떻게 정의되는지부터 설명 드릴게요.

스쿼드? 프로덕트? 프로덕트 오너?

스쿼드는 기능이 아닌 문제의식과 목적으로 모인 팀입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이고 작은 단위의 팀이죠. 특정 기능에 국한되지 않으려 우리는 모든 스쿼드를 '도시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강남언니 브랜드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목적의 스쿼드에 있고, 제가 좋아하는 도시인 포틀랜드로 이름을 지었어요. (제 소개를 할 때마다 정말 신난다고요!)

강남언니에 있어 제품은 앱 하나만이 아니에요.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유무형의 모든 것을 제품으로 정의합니다. 그래서 포틀랜드 스쿼드가 고객을 만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자체도 제품이 되는 것이죠. 이 스쿼드의 문제 해결, 협업, 커뮤니케이션에 오너십을 가진 사람이 바로 프로덕트 오너입니다.

조직의 모든 팀이 도시 이름이라니, 처음 들으면 신기하기도 하고 또 헷갈릴 것도 같아요. 반드시 목적에 연관된 도시 이름을 정하지 않아도 되고, 도시와 연관된 이름을 지어도 괜찮아요. 실제로 강남언니 팀에는 경복궁(궁 이름, 마케팅 목적 조직), 세반(호수 이름, 데이터 목적 조직) 스쿼드가 존재한답니다.


왜 강남언니는 도시 이름으로 일해요?

우리는 3개월마다 회사의 문제의식을 회고하고 재정립하는 얼라인먼트데이를 가지는데요. 이 과정에서 기존 스쿼드가 유지 및 보완되고, 새로운 스쿼드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강남언니 팀의 역사에 수많은 도시 이름이 거쳐갔겠지요? 도시 이름으로 일하는 조직 방향성에 대해, 올해로 입사 5주년을 맞은 화석과도 같은 1호 개발자(CPO), Brown과 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Joanne🙋🏻‍♀️ 브라운! 언제부터 강남언니는 도시 이름 조직으로 일했나요? 영원히 그렇게 운영해야 할까요?

Brown👦🏽 조직이 20~30명 규모일 때는 팀 자체가 적어서 제품팀, 영업팀으로 불렀어요. 그러다가 2019년이 되니 팀이 많아졌고, 우리가 목적을 해결하기 위해 일하고 있음을 발견했죠. 긴 논의를 거쳐 스포티파이의 스쿼드 운영을 레퍼런스로 삼아 스쿼드(목적)와 챕터(기능) 조직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당시 쿠팡이 팀을 섬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에 착안해서, 우리에게 더 익숙한 도시 이름으로 정하기 시작했어요.

죠앤이 <강남언니가 극도로 애자일하게 협업하는 방법> 글에서 이야기했듯, 강남언니 팀이 일하는 정신은 '애자일'이에요. 조직과 비즈니스의 성장 속도에 가장 잘 맞는 방식으로 일해야 하고, 그 모습에 기민하게 적응해야 하죠. 그래서 우리는 영원히 도시 이름으로, 스쿼드로 운영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어요. 현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이 도시 이름일 뿐인거죠.

 

Joanne🙋🏻‍♀️ 신규 입사자의 온보딩 과정에서 모든 도시 이름과 스쿼드 목적을 외우기에 힘든 부분도 있어보여요.

Brown👦🏽 이 부분을 가장 신경써서 온보딩에 녹이려고 하고 있어요. 온보딩뿐 아니라 평소에 일할 때도 스쿼드 이름을 헷갈릴 것을 대비해 두 가지가 중요해요.

첫 번째, '왜 우리는 도시 이름과 스쿼드로 일하지?'를 설명해야 해요. 이해하기 쉬운 문서가 있어야 하고, 투명하게 맥락까지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전파해야 합니다.

두 번째, 조직 운영 방식의 선언이나 강요는 없어요. 조직 차원에서는 계속해서 애자일하게 조직 운영 방식에 대응하는 고민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Joanne🙋🏻‍♀️ 기능이 아닌 목적형 조직에서 R&R(Role and Responsibility)는 무엇일까요?

Brown👦🏽 '당신은 개발자'라고만 부르면 그 사람은 회사에서 개발만 해야할 것 같아요. 그런데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정의 내리면, 그 사람은 개발을 전문 분야를 가진 문제해결사가 돼요. 즉 목적형 조직의 R&R은 문제를 해결하는 그 자체에 있어요.

이렇게 많은 동료가 하나의 맥락으로 협업하려면, 투명한 공유와 애자일한 변화가 생명입니다!

 


그렇습니다. 스쿼드의 도시 이름은 재미있게 지어도 됩니다. 처음부터 의미가 거창하지 않아도 돼요. 포틀랜드라고 해서 커뮤니케이션만 엄청 잘할 것 같은 이름은 꼭 아니잖아요? 저는 오히려 개성과 다양성 존중의 상징인 포틀랜드 이름으로 일하며 일하는 태도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답니다. 또 다른 신박한 도시 이름도 많습니다. 베를린, 런던, 파리 같은 외국 도시도 있고 창원, 신논현, 강남 같은 친숙한 한국 도시의 스쿼드도 있어요.

그래서 곧장 모든 동료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역대 강남언니 팀에서 가장 신박하고 스쿼드에 어울리는 도시 이름은 무엇이었나요? 그 결과는 두구두구... 영예의 TOP5를 수상한 다섯 스쿼드를 소개합니다.

  • 1위 평양 스쿼드
  • 2위 세반 스쿼드
  • 3위 월가 스쿼드
  • 4위 인천 스쿼드
  • 5위 곡성 스쿼드

이렇게만 보면 어떤 일을 하는 스쿼드인지 전혀 모르시겠죠? 그래서 해당 프로덕트 오너들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영상의 임팩트와 광기를 보여주겠어! 곡성 스쿼드

Kevin👨‍🎤 케빈(이영민)입니다. 영상 콘텐츠 총괄이죠.

곡성은 강남언니의 브랜드 영상을 제작하는 팀이에요. 10만 구독자의 유튜브 <강언TV>를 운영하지요. 원래 이름은 우아한 창덕궁이었는데, 스쿼드 목적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곡성으로 업그레이드했어요. 곡성이라니. 정말로 회사에서 아무도 팀 이름으로 안 쓸 것 같지 않나요? 심지어 아무도 모르는 지명이었다가 영화 덕분에 강렬한 인식을 준 도시잖아요. 바로 우리가 일하는 태도, 방식, 결과물이 지향하는 방향성입니다.

왜냐하면 의료정보를 다루는 영상은 의료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만큼 기획과 내용 표현이 섬세해야 해요. 의료법을 잘 지키면서도 쉽고 가치있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곡성 이미지가 주는 광기는 합법적인 콘텐츠 내에서 가장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해줘요. 이런 정신이 담긴 곡성 이름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이번에는 어떤 가치를 고객에게 임팩트 있게 전달할까?를 계속 고민해요.

곡성의 숨결이 담긴 유튜브 채널, 강언TV

 

해외로 가는 관문. 인천공항의 정신을 이어받아, 인천 스쿼드

Brandon👱🏻 브랜든(임현근)입니다. 해외사업을 총괄하죠.

세계에서 인천공항은 국제공항으로서 큰 상징성과 경쟁력이 있어요. 한국에서의 미용의료 경쟁력과 강남언니의 해외 사업도 세계 1등이 되겠다는 포부를 가졌달까요? 인천보다 더 잘 맞는 도시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사업이 커지면서 인천, 하네다(일본국제공항), 도쿄(일본법인 스쿼드)로 확장됐네요.

해외로 가는 관문의 스쿼드인만큼, 조직문화 측면에서도 국내외 조직의 소통을 이끌고 있어요. 이 스쿼드는 일본 사람들로 팀을 구분하는 인식이 아니라, 강남언니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One Team으로 인식하고 협업하게끔 말이에요. 코로나19라는 외부 상황이 나아지면 일본 동료가 한국 오피스에서 일하고, 한국 동료가 일본 오피스에서 일하는 등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싱크를 맞추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가장 친근한 돈의 흐름, 월가 스쿼드

Geo💵 게오(송거항)입니다. 재무 총괄이죠.

강남언니는 재무도 하나의 프로덕트로 바라보는 조직이에요. 지금껏 다녔던 회사들의 팀 이름은 항상 재무팀이나 회계팀이었거든요. 이왕 이렇게 된 거 동료들에게 재무라는 제품을 친근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재무를 연상케 하는 월스트리트가 딱 맞다고 생각했지만, 월스트리트는 딱딱해 보이잖아요? 한글 이름을 섞어서 더 친근하게 월가라고 지은거죠. 처음에는 손익계산서를 공개하는 문화에 적잖이 당황했죠. 그런데 몇 가지 기준과 투명한 맥락 공유가 뒷받침되다보니, 더 이상 비밀스러운 재무 조직이 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됐어요. 회사의 재무적 고민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함께 논의하고 있어요. 계속해서 알려주고 싶어요. 강남언니에서 재무 조직은 쉽고, 친근하고, 재미있다!

 

데이터의 높은 기준. 세상에서 가장 높은 호수를 따라서, 세반 스쿼드

Jayme🧙 제이미(방욱재)입니다. 데이터 총괄이죠.

터키 인접 나라인 아르메니아에 있는 호수 이름이 세반(Sevan Lake)인데, 해발 1,900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요. 보통 빅데이터를 모아 관리하는 것을 데이터 호수(Data Lake)에 빗대거든요. 이를 합쳐서 세반 스쿼드로 이름 지었죠! 세반은 강남언니에서 취급하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 및 관리하고 다시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반영하는, 선순환 데이터 구조를 만들고 있어요. 데이터의 안전성, 정합성, 보안을 모두 균형있게 관리하여 유저와 병원 간 소통에 신뢰를 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죠. 사내 정보보안 교육이나 모든 직원이 원하는 데이터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해서 데이터 조직문화도 만드는 데 힘쓰고 있어요.

가장 높은 기준의 이름을 정하고 나니, 일할 때도 결코 낮은 기준을 타협하지 않으려고 해요. '세반은 일까지 높은 기준으로 한다'라는 책임감이 점점 커진답니다. 누가 정해준 이름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정한 이름이기 때문이에요!

이 곳이 바로 세반 호수 (출처: 위키피디아)

 

다른 의견? 다 들어와. 우리가 수용할게. 구 평양, 현 제네바 스쿼드

Jasmin🧚 자스민(정민지)입니다. 운영 총괄이죠.

역대 가장 신박한 스쿼드 이름 1위에 뽑혔다고요? 하하. 그럴만하네요. 누가 팀 이름을 평양으로 지어요. 평양에서 제네바로 이름을 바꾼 이유는 바로 우리가 일하는 태도와 영역을 확장했기 때문입니다. 보통 다른 회사라면 CS/운영팀으로 볼텐데요. 다른 이념까지도 수용하겠다는 의미의 평양 스쿼드에서는 고객 목소리를 듣고 앱에 반영하는 것에만 주목했다면요. 이제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평화까지 이끌어내려고 합니다. 그래서 제네바는 '강남언니가 유저에게 어떤 신뢰 가치를 주어야 하는가'에 집착합니다. 가짜 시술가격, 후기대리작성, 불법 의료광고를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요. 즉, 우리는 유저에게 신뢰를 주는 모든 것을 하는 스쿼드에요. 신뢰에 집착해 지속적으로 고객 가치를 전달한다면, 정말 제네바 협정처럼 (후기 어뷰징이 없는) 평화의 순간을 보게 되지 않을까요?


아니, 다들 신박한 도시 이름 수상 소식에 쑥쓰러워할 줄 알았더니. 이렇게도 스쿼드 이름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누가 스쿼드 작명을 잘해야 한다고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스쿼드 이름에 업무 동기 부여를 하며 신나게 일하고 있었어요. 어느 누가 곡성과 평양을 팀 이름으로 달고 이렇게 의미 부여를 하겠냐고요. 도시 이름으로 일한다는 재미를 자랑하기 위함도 아니고,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시도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애자일하게 일하기 위해서, 현재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왜 이렇게 일하는가? 이 질문의 도돌이표 끝에 나온 답입니다. 이게 강남언니가 일하는 방식입니다.

Joanne
Communications Leader
강남언니의 성장, 철학, 조직문화 이야기를 대내외에 전파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변화와 커뮤니케이션 영향력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