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페이퍼 강남언니팀과 KOS팀의 조직문화 담당인 김윤혁(Brown)입니다.
2년 전쯤 강남언니팀의 독특한 피드백 문화인 CSS(Continue, Stop, Start)를 소개했습니다. CSS를 운영한지는 5년이 넘었고요. 이 기간동안 피드백 제도를 운영하면서 여러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동안 발견한 CSS의 단점을 커버하면서도 구성원과 팀의 실질적인 성장을 돕도록 만든 새로운 피드백 제도의 목적과 세부 요소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팀 CSS의 한계와 새로운 도전
이전 글에서 소개했듯이 팀원들간의 CSS는 우리에게 서로에 대해 알게하고 솔직하게 만드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몇 가지 한계점이 드러났습니다:
명확한 공식 피드백의 부재
: CSS가 아무리 솔직해도 모든 사람이 함께 피드백하는 상황에서 “당신은 우리 회사의 높은 기준에 비해 매우 아쉬운 역량을 지녔습니다” 라던가 “당신은 현재 우리 팀 그 누구보다 뛰어난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같은 메시지를 회사 차원의 공식 메시지로 전달 할 수는 없습니다. 구성원들은 그래서 동료 몇명의 의견이 아니라 회사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지?를 계속 궁금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긍정이든 부정이든 이러한 공식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시간을 만들 필요를 느꼈습니다.팀 외부 협업자의 피드백 부재
: CSS가 팀 단위로 진행되다 보니, 팀 외부의 구성원들과 협업하는 멤버들은 적절한 피드백을 받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위 리더, 여러 팀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 법무 재무 등 각 팀을 서포트 하는 사람들이 협업에 대한 피드백 채널이 불분명했습니다.직무 역량에 대한 피드백 부재
: 이는 팀마다 다르게 나온 단점입니다. 마케팅팀에서는 CSS에서도 잘 동작했지만, 제품팀처럼 크로스펑셔널한 조직에서는 예를 들어 서버개발자가 1명뿐이기에 서버개발자의 직무역량에 대한 공식적인 피드백과 성장을 위한 역량개발모델등을 제시하기 어려웠습니다.높은 에너지 소모와 시간 부족
: CSS 세션은 보통 6~8명으로 된 한 팀이 모두 참여하며 3-4시간 이상 지속되며, 이는 참여자들에게 어느정도 부담이 되었습니다. 같은 시점에 내 동료 5명 이상에 대해 피드백을 준비해야하며, 꽤 어려운 주제를 4시간 가까이 얘기하고 듣고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나아가 이렇게 되면 한 사람에게 겨우 20분도 쓰기가 어려워 깊이 있는 피드백을 하기도 시간 관계상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시스템인 '그로스 리뷰' 를 도입했습니다. 현재는 이 제도가 CSS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CSS가 가진 장점도 있기에),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위 단점들을 커버하면서도 기존에 추구하던 직접적이고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제공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그로스 리뷰’의 목표입니다.
Growth Review: 성장을 위한 피드백 제도
그로스 리뷰는 크게 2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업무 태도, 기질, 조직 문화의 이해와 실행 등 여러가지 면을 이야기 나누는 공통영역과 직무역량에 포커싱된 직무영역 2개로 나뉩니다.
직무역량에 대해서 직무관점의 리더가 공식적으로 성장 기반 피드백을 한다는것이 CSS와의 큰 차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금 더 복잡한 공통영역에 포커싱 하겠습니다.
공통영역의 그로스 리뷰는 크게 다음 4단계 과정으로 구성됩니다:
- 나에게 피드백 해줄 동료들 선택
- 온라인 피드백 수집
- 리더의 공식적인 1:1 리뷰 + 그룹리뷰 준비
- 그룹 리뷰 미팅
이제 각 단계별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기존 제도의 약점을 커버하며 목적을 달성코자 하는지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피드백 해줄 동료 (Feedback+er) 선택
피드백을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보통 직무역량에 대한 피드백은 해당 직무의 리더로 고정됩니다. 공통역량(협업을 위한 여러 영역) 피드백 시에는 팀의 리더가 필수이며 그 외 동료는 자신이 직접 선택합니다.
이 때, 가장 최근에 가장 밀도 있게 일한 동료들을 선택해야 하며 선택한 동료가 적절한지는 리더가 함께 확인합니다. 이 피드백을 해줄 동료들(이하 피드백커
)을 잘 선택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온라인 사전 피드백 수집
이 단계에서는 필요한 툴을 활용하여 피드백 대상자를 위한 다양한 관점의 피드백을 수집합니다. (현재 저희 팀들은 레몬베이스를 사용중입니다)
아래와 같은 요소들이 이 과정에서 핵심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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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하는 사람(피드백커) : 셀프 피드백 + 동료 피드백 + 리더 피드백 이 있습니다. 스스로 메타인지를 하며 회고하는 셀프 피드백과 긴밀하게 협업한 동료들의 객관적인 피드백, 해당 구성원의 성장에 대한 책임을 지닌 리더의 피드백으로 구성했습니다.
→ 이 과정에서 같은 팀뿐만 아니라 같이 협업한 누구든지 참여가 가능하도록 하여 기존 CSS를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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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의 기준: 팀이 어떠한 기준, 철학, 방향성을 바탕으로 구성원이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것인지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보통은 회사의 원칙들이 그 기준이 됩니다.(아마존의 리더십 원칙 등) 저희의 경우 회사의 핵심가치와 인재상을 활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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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내용: 지금도 매우 훌륭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영역과 무언가 변화를 가해서 지금보다 더 잘해주기를 바라는 영역, 2가지를 구분해서 피드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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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원칙: 최대한 솔직하게, 명확하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작성합니다.
그냥 텍스트로만 설명하면 정말 어떤 피드백을 어떻게 주었는지 보시는 분들이 알기 어려울듯 하여, 저희 팀원들에 동의를 받고 실제 피드백을 그대로 가져와보았습니다. 활어회처럼 살아있는 사례를 보시면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저희 팀의 백엔드 개발자 Eddy가 최근에 동료로 부터 받은 피드백들입니다. (너무 많아서 몇개만 발췌)
리더의 공식적인 1:1 리뷰
리더는 위 과정에서 수집된 모든 피드백들을 살펴보며 다차원 피드백을 통해 해당 구성원이 어떤 사람으로 인지되고 있으며 무엇을 잘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파악합니다.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리서치 실행)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구성원이 팀내에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메시지를 정리한 뒤 1on1 미팅을 통해 전달합니다.
→ 이 단계는 조직 차원의 공식적이고 명확한 메시지 전달부분을 강화하여 기존 CSS를 보완
- 공식적이고 명확한 자리로 포지셔닝: 더 깊이 있고, 프라이빗하며, 때로는 무거운 진실을 전달합니다. 만약 구성원이 성장이 오래 멈춰있고, 열의도 사라졌고, 더 이상 팀과 함께 하는것이 서로에게 안 좋은 상황이라면 상대방이 회사차원에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인지하게끔 전달해야합니다.
- 엄격한 애정: 누군가에게 진실을 전달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는 ‘엄격한 애정’을 바탕으로 솔직한 이야기를 해야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구성원 개인도 팀도 더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아가야 합니다. 이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도 너무나 많기에 추후 다른 글에서 자세히 적어보겠습니다.
- 수용의 자율과 책임 안내: 전달된 모든 내용이 정답은 아니며, 한 번에 모두 수용할 필요도 없음을 강조합니다. 동시에 많은 사람의 다양한 의견을 받다보면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얼만큼 다 받아들여야 할지 어렵습니다. 피드백 대상자가 이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 안내합니다.
+ 리뷰 Wrap-up 미팅 준비
대상자는 자신의 피드백커들과 직접 만나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준비를 해야합니다. 이를 위해 피드백 대상자와 함께 리뷰내용을 정리하고 그룹 리뷰 미팅을 준비할 시간을 제공합니다.
- 공통점 찾기: 여러 피드백에서 반복되는 내용을 파악합니다. 이는 꽤 진실될 확률이 높습니다.
- 상반된 의견 분석: 피드백커들마다 다른 시각의 원인을 파악하여 팀 내 협업과 개인 이해의 key로 활용합니다. 같은 사람에게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며 중요한 것은 그 차이의 원인을 찾아내서 더 진실에 가까운 것을 찾아나가는 과정입니다.
- 질문 사항 정리: 피드백 중 글로는 이해가 어렵거나, 적혀있는 사례가 무엇인지 모르거나할때 더 명확한 이해를 하기 위해 질문을 준비합니다.
- 수용 여부 결정: 수용할 내용과 그렇지 않은 내용을 구분하고, 각각에 대한 이유를 동료들과 논의합니다.
- 열린 마음의 준비: 피드백을 준 사람들과의 건설적인 대화를 위한 준비를 합니다.
리뷰 Wrap-up 미팅 (중요!!!)
이 단계는 그로스 리뷰의 핵심입니다. 약 1시간 동안 한 사람을 위한 깊이 있는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피드백에 대한 전반적인 소회와 함께 앞서 정리한 내용들을 하나씩 풀어가며 깊이 있는 대화를 진행합니다. 리더 혹은 HRBP가 이 과정을 보통 모더레이팅 합니다.
→ 한 사람을 위한 피드백시간을 너무 빨리 끝내지 않고, 깊이 있게 충분한 대화와 이해 + 액션아이템까지 도출함으로써 기존 CSS의 시간적 한계를 보완
이 시간을 통해 싱크되기를 기대하는 것들:
- 피드백 대상자와 피드백커 간의 싱크: 피드백 내용이 정확하게 이해되었는지 확인하고,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느끼는지, 동의하는지를 밝힙니다. 동의한다면 어떤 액션을 할지, 아니라면 왜 아닌지를 이야기하며 명확한 싱크를 맞춥니다. 이를 통해 동료들은 그 다음 협업에 대한 기대치를 세팅할 수 있습니다.
- 피드백커들 간의 싱크: 각기 다른 시각에서 나온 피드백을 조율하여, 더 올바른 해석을 찾아가고 오해를 없앱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이렇게 생각해” ,”어? 나는 이 사람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아” 같은 대화가 오고가야합니다. 다시 말해 이 대상자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이해도를 모두가 함께 높이는 시간입니다.
또한 어떤 액션을 바탕으로 변화를 만들지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아이디어를 가지고 토론하여 팀의 아이디어를 더 좋은 형태로 통합합니다. - 개인이 아닌 팀에 최적화된 피드백과 액션 싱크: 개인의 최적화가 아니라, 팀 전체의 시너지와 성과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방향으로 피드백과 액션을 조정합니다. 이때 액션의 주체는 개인뿐 아니라 팀 전체와 다른 동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팀 차원에서 인지하고 액션 플랜을 같이 세워야 합니다.
개개인의 장단점을 잘 이해하고 그를 기반으로 팀을 성장시키는 피드백에 대해서는 추후 다른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이렇게 뤱업 미팅을 진행해본 한 개발자 분의 후기입니다.
"심리적 안전감, 자신감이 더 많이 생겼고 무엇보다 성장을 위한 욕구를 끌어올릴 수 있었어요. 잘하고 있는 점에 대한 피드백으로 동료의 신뢰와 진심 어린 애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 안정감을 느끼니 오히려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고 부족한 부분을 더 드러내고 싶어 더 기꺼이 도움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좋은 피드백을 받으면 심리적 안전감,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무릇 당연해 보이는데, 제가 놀랐던 것은 긍정적 피드백이 외려 성장을 위한 욕구까지 불러일으켰다는 것입니다."
위 과정 또한 이렇게 글로만 써있으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기 어려울듯 하여, 아까 나온 Eddy 라는 동료의 그로스리뷰 그룹미팅을 실제로 촬영해서 영상화 해보았습니다. 여기 다 적지 못한 포인트들을 캐치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로스 리뷰와 같은 제도를 통해 만들고자 하는 문화
앞서 얘기했듯이 이 제도는 기존의 피드백제도에서 잘 다루지 못한 부분 (공식적 메시지, 다양한 협업자들의 피드백, 밀도 높은 리뷰 시간등)의 개선을 목표로 했습니다. 하지만 비단 이런것만이 중요한 목적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형태든지간에 피드백 제도들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단순히 연 1-2회 진행되는 형식적인 피드백 세션이 아닙니다. CSS나 Growth Review 모두 아래의 중요한 목적을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와 여기서 이런 얘기까지 한다고?”, “나에 대한 이해와 피드백을 더 잘하기 위해 오히려 구성원들끼리 서로 토론을 한다고?”, “내가 받은 피드백에 대해 반문을 제기해도 된다고?” 위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이 이런 생각을 하기 바랍니다. 이를 통해 쌓여가는 심리적 안전감은 후에 누구든 어떤 얘기를 서로에게 직접, 솔직하게 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이것만이 우리가 메타인지를 통해 지금 보다 한 뼘 더 성장하는 방법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 일상적 피드백 문화로의 확장: 제도는 사실 마중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1년에 1,2번 하는 피드백제도 안에서만 솔직한 것이 아니라 일상 업무 속에서도 매일, 매주, 필요할때마다 솔직하고 건설적인 피드백이 자연스럽게 오가는것입니다. 제도를 통해 이런 그림이 나오게 하는 것을 염두하고 계속 큰그림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누군가 말했듯이 “피드백은 1년에 1,2번 갈까말까하는 치과검진 같은 것이 아니라 필요할때 마다 하는 양치질 같아야 한다” 를 현실화 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결론: 피드백 문화의 끝없는 개발 여정
CSS에서 시작된 우리의 피드백 제도는 Growth Review를 통해 한 단계 더 진화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닐겁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지금은 맞고 나중에는 틀리는 경우가 오기 때문이죠.
위 내용 또한 저희 팀에서 이제 막 시작된 제도의 이상적 형태를 서술한 것입니다. 당연히 해당 제도에서도 크고 작은 실패와 성공담이 나오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더 목적달성을 위한 최적의 피드백을 할 수 있을지 계속 시도해보면서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노력하는 것중 하나를 예로 들면 ”피드백에 대한 피드백 = 동료의 피드백 역량 향상”입니다. 리뷰를 잘 쓰기 위해서는 연습과 경험이 필요하기에 현재 대상자들에게는 매번 그로스리뷰 진행 전, 해당 제도의 담당자인 Ewan이 교육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리뷰를 보다 잘 할 수 있도록, 참고 양식과 실제 논의도 해보고 있습니다.
아마 또 몇년이 지나고, 조직이 커지고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그때는 이러한 여정 덕분에 또 그때에 맞는 피드백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렇듯 저희의 피드백 문화는 오늘부터 또 다시 Day-1 입니다.
[ 강남언니팀의 피드백 문화 시리즈 ]
강남언니팀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의 피드백 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며 이 과정을 아래와 같은 시리즈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순서는 바뀔수도 있습니다.
Zero. 우리가 한 뼘 더 솔직한 피드백을 추구하는 이유
- 직접적인 솔직함을 발휘하는 CSS 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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