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남언니 PR을 담당하는 Joanne입니다.
우리가 만드는 제품인 '강남언니'를 처음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스치셨나요? 강남언니 이름을 넘어 오래토록 발전해 온 성형 시장에 대해 솔직하면서도 진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서비스 이름이 부정적이지 않을까
강남언니에 입사한다고 했을 때 제 주변에서 가장 많이 했던 걱정이었어요. 알고 보니 1년 전만 해도 저뿐 아니라 강남언니 동료들이 입사 전 공통적으로 자주 들었던 말이라고 하네요. 왜 서비스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마저 이름 자체에 이러한 걱정을 표했던 걸까요?
포털 사이트에 성형괴물
, 성괴
를 검색해 봅시다.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이 단어들은 인터넷 기사에서 공식 신조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는데요. 그렇게 강남언니
라는 단어도 함께 파생됐습니다. 강남언니는 주로 강남일대에 성형외과가 밀집돼 있어 성형수술 환자를 많이 볼 수 있다는 현상을 일컫는 풍자적 단어로 쓰였어요. 지금도 성형수술 관련 기사를 읽을 때 종종 눈에 띄는 단어이기도 한데요. 저와 제 지인들을 포함한, 당시 2010년대 초반의 유행어와 대중문화를 이끌던 밀레니얼 세대(80년대 초반~90년대 중후반 출생자)가 그 주축이었습니다.
아래는 웹툰 작가 마인드C의 '2차원 개그' 작품의 한 장면입니다.
"성형을 받는 여성들이 아닌, 무차별적으로 똑같은 수술을 해주는 성형외과 의사와 성형 문화를 비판한 것"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화 속 '강남 미인들'의 상징을 맹목적인 성형 문화가 초래한 사회 현상으로 비판했는데요. 그렇게 과거부터 성형 문화는 1) 사회가 절대적 미의 기준을 제시하고 2) 많은 이들이 그 기준을 그대로 쫓는 사회 현상과 결부되며 쉽게 풍자의 대상이 됐습니다. 성형 수술이란 신체 부위의 결함에서 나아가 개인의 심리적 욕구가 연결된 특수한 의료 영역이라는 영향도 크지요.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며 한국은 전세계 성형수술 시장 점유율 1위 국가가 됐고(인구 대비 수술 및 시술 건 수 기준), 국내외 어디에서든 '한국 성형수술'은 지칠 줄 모르는 인기와 성장세를 얻고 있습니다. 병원 증가와 의료 기술의 발달로, 더 이상 상품에 대한 공급이 부족하지 않을 만큼 우리의 선택지는 굉장히 풍족해졌습니다.
동시에 자신의 개성을 중시하고 당당하게 변화를 드러낼 줄 아는 Z세대(90년대 후반 이후 출생자)로의 세대 혁신이 일어났고요. 이제는 과거보다 성형 문화가 남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졌고, 성형 후기를 '정보'로서 공개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수요자들의 개방된 인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짜' 문제를 발견하고 전파하기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변화와 달리, 소비자는 공급자와 교류하는 과정에서 1) 스스로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인지할 수 있는가 2) 내가 원하는 정보에 제대로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인가 에 대한 본질적 물음에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형외과 간판은 많지만, 여전히 어떤 곳을 가야할지 확신이 서지 않고요. 온라인에 '눈 성형', '보톡스'를 검색하기만 해도 무수한 광고와 후기가 보이지만, 그 정보가 '진짜'인지 의구심이 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누구 하나도 어떤 정보와 검색 방법을 믿어야 할지 시원하게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성형 시장의 기존 관행과 정보 불균형은 과거 제자리에 머물고 있어, 시장이 방대해질수록 소수 정보 공급자의 권한만 강해지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에 소비자가 정보 접근에 드는 비용은 갑절로 올라가며 사회 혼란이 가중되겠지요. 이러한 구조는 성형 수술이 개인에게 있어 인지부터 사후관리(부작용 여부 등)까지 신중한 고민과 결정을 요구하는 고관여(High-involvement) 상품의 영역에 속하기에 더욱 위험한데요. 여기서 고관여란, 집이나 자동차를 구매할 때처럼 소비자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여야 하는 영역을 의미해요.
더 이상 우리가 성형 및 시술을 결정하는 데 정보의 정확성을 따지는 시간보다 가치 있는 정보들의 나열 속에서 비교검색하는 데 고관여할 수 있는 솔루션이 절실합니다. 현재 공급자 중심의 정보 불균형 구조가 더욱 소비자 중심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정보 가치가 합법적이고 표준화할 수 있는 버티컬 플랫폼이 성장해야 합니다.
아래는 강남언니가 제시하는 '미용의료 시장의 소비자 중심 의사결정 고도화 과정'
입니다.
이를테면 사용자는 자신의 의료 경험을 항목별 별점으로 매길 수 있습니다. 특정 병원에서 어느 의사에게 어떤 시술을 받았는지 투명하게 알려주고, 그에 대한 시술 만족도를 정량화하는 것이지요. 이 때 플랫폼에서는 불법과 거짓 정보가 뒤섞인 무질서한 계정과 콘텐츠를 차단하는 정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합니다. 나아가 고관여 미용의료 시장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하는 노력이 범국가적으로 전파될 수 있도록, 더욱 선구자로서 사명감의 높은 기준을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서론에 언급했던 크나큰 문제라고 인지했던 서비스 이름 자체가 주는 염려는 입사하자마자 채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누군가에게 서비스 경험이 필요한 적재적소에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직관적인 이름이 될 수 있기에 더욱 애정하게 됐지요. 과거에 강남언니하면 성형의 풍자 대상으로만 여겼지만, 그 풍자의 본질적 대상을 알게 되면 사회구조적 측면에서의 문제 의식과 책임감을 드높일 수밖에 없는 서비스 이름이 됐습니다. 이것이 우리들이 강남언니가 된 이유이며, 여기에 시대 타이밍과 대중 소비 방식이 문제 해결의 가속도를 더할 것입니다. 아직도 강남언니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들도 조금씩 설득하면서요. 언젠가 다가오는 미래에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또 반드시 해결해야 함을 공감하는 이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