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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랜딩 비하인드 3편. 제품

브랜드 지향점을 제품 전략으로 번역한 과정과 시행착오, 그리고 앞으로 강남언니의 방향성

리브랜딩 비하인드 3편. 제품리브랜딩 비하인드 3편. 제품

Product Owner

안녕하세요. 강남언니에서 PO로 일하고 있는 Jane입니다.

앞편을 읽고 오셨다면, "새롭게 Mission과 Core-Value를 세웠다는 건 알겠는데, 그게 실제 앱에서는 어떻게 보이는 거지?" 라는 질문이 생기셨을 거예요. 이 글에서는 앞서 정의한 브랜드 지향점을 제품 전략으로 번역한 과정과 시행착오, 그리고 앞으로 강남언니의 방향성에 대해 다룹니다.

고객이 알려준 우리의 역할

지금까지 강남언니는 받으려는 시술을 어디에서 받을 지 쉽고 빠르게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잘해왔어요. 왜냐면 고객들이 우리에게 이 역할을 기대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고객들이 강남언니에게 더욱 확장된 경험을 원하는 시그널을 보내왔어요.

기존에 우리가 항상 듣던 질문이 “어디가 잘해요?”였다면, “나는 뭘 받아야 하죠?”라는 질문의 비중이 늘어나고 “회차별 예약 관리를 하고 싶어요” “다음 시술도 추천해주었으면 좋겠어요.”처럼 시술 이후 경험에 대한 보이스가 늘어나고 있었어요.

이 시그널은 사내에서도 강하게 느껴졌는데요. 내부 직원들끼리 점심을 먹으며 시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나는 뭘 받으면 좋을까?”가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서로 원하는 추구미를 이야기하고 그에 맞는 시술을 추천받기도 하고요. 그런데 우리가 이걸 강남언니에서 해소할 수 있나? 하면 이 지점은 제대로 해소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고객들의 보이스가 내부에서도 고스란히 들려오는 거였죠.

이렇게 쌓인 시그널은, 기능 하나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고객이 강남언니에 기대하는 역할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거였죠. 우리는 이 시그널을 기반으로 역할 재정의했고, 고심 끝에 도출한 역할이 “뷰티 내비게이터”였어요.

뷰티 내비게이터가 갖춰야 할 자질 3가지

뷰티 내비게이터라는 지향점은 여러분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을 떠올리면 이해가 더 쉬운데요. 내비게이션은 목적지를 대신 정해주지 않아요. 옆에 항상 같이 있으면서 목적지를 찾는 것부터 함께하고, 목적지로 가는 경로를 안내해주는 역할이죠. 뷰티 내비게이터도 마찬가지예요. 고객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같이 알아보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함께해주는 동반자 역할이에요.

그렇다면 내 옆에 있는 뷰티 내비게이터가 어떤 강점이 있으면 좋을까요? 저는 이 질문의 답이, 곧 제품에서 고객이 느껴야 할 Core-Value라고 생각했어요.

이 가치들이 지금 강남언니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몇 가지 예를 들어 소개해볼게요.

물론 오늘의 강남언니가 Core-Value를 완벽히 구현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명확한 기준이 생겨났어요. 덕분에 우리가 어디가 부족하고 무엇을 더 채워야 하는지 더 분명히 식별할 수 있고, 그만큼 더 나은 뷰티 내비게이터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해요.

Core-Value를 홈 경험으로 번역하기

이번 리브랜딩에서 제품 리뉴얼의 핵심은 ‘홈’이었어요. 모든 고객이 반드시 만나는 지면이기에 홈을 ‘뷰티 내비게이터’로서의 역할과 Core-Value를 가장 먼저 체감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에 따라 리뉴얼의 과정 또한 이 세 가지 질문에 답하며 진행했어요.

Ease ⎯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존 홈은 관심 시술 중심으로 이벤트가 나열된 구조였어요. 이미 받을 시술을 정한 고객에게는 효율적이었지만, “나는 뭘 해야 하지?”를 묻는 고객에게는 시작점이 부족했죠. 그래서 시술명을 몰라도 고민에서 출발해 탐색으로 이어지도록 구조를 다시 잡았어요.

다만 이번 리뉴얼에 담지 못한 방향도 있어요. 논의 과정에서 ‘고객의 탐색 단계에 따라 홈이 달라지는 구조’에 대한 공감대가 만들어졌는데, 모든 변화를 한 번에 가져가기보다 단계를 나눠 검증하며 가기로 했어요. 하반기에 시도 해볼 예정이니, 그 과정도 글로 남겨볼게요.

Confidence ⎯ 근거로 판단할 수 있도록

Confidence를 고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어떤 방식으로 확신을 줄까?’였어요.

우리가 정의한 뷰티 내비게이터는 ‘이게 좋아요’ ‘당신에게는 이 시술이에요’ 라고 직접 골라주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콘텐츠에는 어딘가에서 들어본 이름이 아닌 ‘이유로 선택하는’ 시술 가이드를 제공했어요. 고객들이 트렌드와 시술 정보를 ‘감’이 아니라 근거로 이해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 지금 이 시술이 왜 인기가 있는지, 원리와 효과는 어떠한지, 누구에게 적합한 지, 어떤 기준으로 비교해야하는 지를 함께 제공해 고객이 스스로 “선택의 기준”을 잡는 것을 도우려 했어요.

그래서 기존에 광고와 기획전을 주로 담았던 가로 배너의 비율을 정방형으로 키우고 큐레이션 콘텐츠를 배치했어요. 이건 콘텐츠뿐 아니라 시각적 인상도 의도한 결정이었어요. 비주얼 완성도 자체가 신뢰와 확신을 주는 수단이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Relationship ⎯ 맥락을 챙기는 파트너

기존의 홈은 ‘선택을 하는 것’에 최적화된 구조였어요. 예약 후 다음 회차가 언제인지, 전에 받은 시술과 이어지는 다음 선택이 무엇인지 — 이런 정보가 홈에서는 보여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앱을 닫는 순간 고객과의 접점도 끊겼었죠. Relationship은 이 흐름을 만드는 것부터 선행될 필요가 있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번 리뉴얼에서는 다음 방문·회차 관리처럼 시술 이후의 여정이 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고객 맥락 정보'를 홈의 주요 축으로 잡았어요. 이전 관심과 예약 기반 콘텐츠 추천과 케어가 끊기지 않고 연결되게 하는 것을 추구했어요. 그리고 이 정보는 홈에서 다른 어떤 정보보다 중요도를 높게 잡아 가장 눈에 뜨는 지면에 보이도록 설계했어요.

이렇게 이번 홈 화면의 리뉴얼 버전을 만들 수 있었어요.이렇게 이번 홈 화면의 리뉴얼 버전을 만들 수 있었어요.
이렇게 이번 홈 화면의 리뉴얼 버전을 만들 수 있었어요.

글로벌에서도 통할 거라는 건 대착각이었다.

치열한 토론의 과정을 거치고 홈의 설계를 어느 정도 마무리하며 ‘헥헥 이제 거의 다 왔다’ 라고 생각하던 중, 일본 현지팀을 통해 피드백을 받게 되었어요.

이번 홈 리뉴얼에서 배너가 커지는 변화에 대한 피드백이었죠. 시술 선택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잘 제공하는 수단으로 배너를 키웠는데, 일본에서는 이 변화가 “그냥 멋부리는 느낌, 광고를 강요받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내용이었어요. 일본의 플랫폼들은 주로 검색/탐색에 필요한 도구들이 모여있는 홈 화면이 ‘쉽다’는 인상을 주고 있었는데, 배너가 커진 탓에 Ease 측면에서 저해되는 경험이라 느껴졌던 거예요.

일본 동종업계 서비스의 홈화면 — 검색/탐색에 필요한 필터와 도구가 모여있는 것이 일반적이에요.일본 동종업계 서비스의 홈화면 — 검색/탐색에 필요한 필터와 도구가 모여있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일본 동종업계 서비스의 홈화면 — 검색/탐색에 필요한 필터와 도구가 모여있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저는 이 피드백이 정말 귀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의식했음에도, 실제 의사결정의 출발점이 여전히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보고 느낀 감각일 때가 많았으니까요. 다양한 국가의 고객이 동일한 감각으로 Core-Value를 느낄 수 없다는 걸 제대로 배우게 된 계기였어요.

이 피드백을 받고 이미 최종에 최종 버전을 거쳐 만들어진 구조와 디자인을 또 한번 바꾸었어요. 글로벌 원앱과 로컬라이즈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아가며 일부 모듈들을 분기하는 변화를 가했어요. 시장의 성숙도와 고객군의 차이를 고려한 선택이었고, 앞으로 각 국가 고객의 반응을 수집하며 발전시킬 계획이에요.

글로벌 원앱을 지향하면서도 일본 고객을 고려하여 로컬라이즈한 홈화면글로벌 원앱을 지향하면서도 일본 고객을 고려하여 로컬라이즈한 홈화면
글로벌 원앱을 지향하면서도 일본 고객을 고려하여 로컬라이즈한 홈화면

변화의 어려움은 바뀌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이번 리브랜딩 과정에서 뷰티 내비게이터라는 지향점이 선명해진만큼, 지향점과 다르다고 느껴지는 현재 제품의 간극도 선명하게 드러났어요. 그 간극을 좁히는 건, 기존과 다른 논의와 선택을 하는 것이기에 팀 안에 의견 차이가 생기고 다소 혼란스러웠던 시기도 있을 수밖에 없었죠. 때로는 고객들이 이미 우리에게 더 많은 역할을 기대하는 데에 비해 빨리 이 니즈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조급함이 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는 이 모든 혼란과 어려움이 ‘우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했어요. 고통스러운 걸 보니 뭔가 바뀌고 있구나 싶었답니다.

‘비교·탐색’을 잘해왔던 강남언니가 이제는 아직 시술 결정을 못 한 고객의 ‘발견’을 돕고, ‘관계’를 이어가는 뷰티 내비게이터로 나아간다는 건, 단기간에 만들어 낼 변화가 아닐 거예요. 앞으로도 고객이 나다운 아름다움을 선택하는 여정에서 더 쉽고(Ease), 더 확신할 수 있고(Confidence), 더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되도록(Relationship) — 계속해서 노력하는 강남언니를 지켜봐주세요!